어버이날을 돌아보며.

사랑하면서도..

 

 

올해도 어버이날이 지나갔네요.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이번 어버이날을 보내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써보고자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부모님도 늙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바라만 보았던 부모님의 모습 속에 세월의 흔적을 발견할 때, 그때 그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부모님께 '사랑합니다.' 라는 말 한마디 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굳이 표현할 필요가 없다라고 생각을 하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요즘 CF 중에 '초코파이'  CF가 있는데, 원래 광고 모티브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 이거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라고 바뀌었더라구요.

 

매번 어버이날이 되면, 부모님을 모시고 외식을 하러 갔습니다. 외식이라고 해봐야, 뷔폐가 전부였지만, 이런 날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도 잡기 힘들기에 예약도 미리 하고, 선물도 미리 준비하고 그렇게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대신하며 보내왔습니다.

 

올해는 어떻게 시간이 애매해서 외식은 어려운 것 같아서 그냥 간단하게 현금으로 드려야 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동생이 낮에 했던 말이 생각이 나서 저녁 시간이 다 되서야 부랴부랴 동생을 이끌고 어버이날을 준비하였습니다.

 

동생이 하는 말이.. 엄마가 티비에서 어버이날이라고 꽃을 준비 해 주더라.. 라는 말을 하던 것이었습니다.  어버이날 선물 받기 싫어하는 1순위가 '카네이션' 이라고 하던데, 왠 꽃? 이라고 생각하던 찰라에, 돈으로 꽃 모양을 만든 것을 보셨다는 것이었습니다. 검색 해 보니, 창문에 사랑합니다. 라고 글자를 만들어서 붙인 사진도 있더군요.

 

부모님이 자식에게 돈을 받고자 하시는 말이 아니라, 그런 이벤트를 원하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여자는 나이가 들어도 여자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그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내 편리함에.. 현금을 드리면 아시겠지... 하고 생각했던 마음이 부끄럽기도 하고, 죄송하기까지 했던 마음이 들었습니다.

 

작은 이벤트

 

저녁 7시쯤 되어서 동생을 이끌고, 매장을 이리저리 찾아다녔습니다. 아버지는 바람막이 옷이 하나 필요하시다는 말이 생각이 났었고, 어머님은 가방이 필요하다는 말이 생각이 나서, 매장을 여기저기 급하게 돌아다니다가, 결국 아버지 옷만 구입을 하고 어머님은 나중에 같이 와서 보기로 했습니다.

 

뚜레쥬르에 가서 고구마 케익을 사고, 나오던 길에 입구에 있던 장미꽃송이가 보여서 2개를 구매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래 사진이 뚜레쥬르에서 구입한 고구마 케익과 장미 2송이를 구입했는데, 대충 보신분은 다시 보시면 안에 오만원 권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실 수가 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어머님이 생각하셨던 그 이벤트와는 조금 거리가 멀지만, 작은 손편지도 안에 넣고, 오만원권도 둘둘 말아서 채워 드렸습니다. 현재 이 사진은 어머님 카톡에 있는 사진입니다. 비록, 소소하지만 고맙다라고 말씀하시는 부모님을 볼 때에 더 잘해드리지 못한 마음이 오히려 걸리네요.

 

 


 

올해도 결국 사랑합니다. 라는 말 한마디 하지를 못했네요. 어머님은 사랑한다. 라고 말씀을 자주 하시는데, 저는 잘 안되더라구요. 그러고 보니... 군대 훈련소 가서 편지 쓸 때 '사랑합니다.' 라고 썼던 기억은 나네요..ㅋ

 

무튼, 늘 부족하지만, 힘내라고 용기 주시는 부모님을 볼 때 앞으로 잘해야겠다 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ㅎㅎ 사랑합니다. 라고 썼다가.. 결국 지웠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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